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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30 [책리뷰] 서평 쓰는 법 - 이원석

서평 쓰는 법, 독서의 완성 - 이원석(183pp)

 

 

 필자는 무언가를 하기 전에 관련 서적을 사는 게 습관처럼 굳어진 사람이다. 요리를 배우고 싶으면 요리책을, 여행을 가려면 그 관련 서적을두 권은 읽어야 맘이 편한 그런 사람이다. 물론 시작만 할 뿐 결국 책만 서재에 쌓이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서재에 요리책은 서너 권이 넘는데 그때 같이 부엌칼이 책과 나란히 먼지만 먹고 있는 게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책도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하고자 마음먹고 구매한 책 중 하나이다. 위에 보다시피 손바닥만 한 작은 책으로 분량이 많지 않아 읽기는 어렵지 않았다. 문체 역시 어렵지 않고 자연스럽게 쓰여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빈약한 분량만큼 내용이 별로 없어 다 읽고 나서 썩 마음에 들었던 책은 아니었다. 특히 저자는 크게 서평의 본질과 서평의 방식을 따로 나눠 설명했는데 초반에 설명한 그럴듯한 논리가 후에 쓴 짧은 글귀에 무너지는 걸 보고 '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정확히 뭘까?' 싶었다. 저자는 초반 서평의 본질을 설명할 때 아래와 같이 비교해 말한다.

"독후감이 독백이라면, 서평은 대화입니다. 독후감은 독자가 없어도 됩니다. 혼자 쓰고 끝내도 상관없지요. 감정을 풀어 놓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반면 서평은 이를 읽어줄 독자가 필요합니다. 서평의 독자는 서평에 반응합니다. 즉 서평의 주장에 동의하거나 반대하게 됩니다. 이것이 서평을 쓰는 이와 서평을 읽는 이의 대화입니다. 서평을 쓰면서 서평의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독자를 설득하고자 성찰하며 언어와 논리를 구성하고 배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성찰은 정련되며, 정신의 성숙을 이루기도 합니다." -<서평 쓰는 법>25pp

조금 추상적이긴 하지만 여기까지는 저자가 말하는 서평의 본질이 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또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후에 그 서평을 쓰는 방식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만든 서평의 정의를 무너트렸다.

"서평의 분량은 원칙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그저 단 한 줄의 서평도 가능하고……. (중략)" -<서평 쓰는 법> 165pp

단 한 줄로, 위에 저자가 말한 내용을 다 담을 수 있을까, 그런 한 줄짜리 글을 초반에 독후감이나 그런 류에 글로 지정해 비교했던 거 아니었나. 물론 글 맥락을 보면 저자가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꺼냈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별로 많지 않은 내용, 그것도 스스로 후기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많은 사례를 제시해서 정작 저자가 말하는 내용은 그중 3분 2 정도는 되나 싶을 정도로 적은 양에 내용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그렇게 장황하게 쓰면 읽는 이는 실망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 책이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 모호하긴 하지만 읽으면 기초적인 서평의 종류나, 방식 등을 배울 수 있고, 가장 큰 장점은 저자가 좋은 서평의 길잡이 역할을 자처해 다른 좋은 서평을 찾아보기 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좋은 서평을 쓰려면 좋은 서평을 많이 읽어야 하는기본 중의 기본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수고스러움을 조금 덜어주니 그런 의미에서는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라 온전히 제목처럼 <서평 쓰는 법>을 자세히 배워보고 싶어 읽어보려고 하는 거라면 솔직히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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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깊었던 문장

 

"책은 항상 새롭게 읽혀야 한다. 그리고 이는 무엇보다도 서평을 통해 구현된다."

                    <서평 쓰는 법>30pp

 

 

 

 

 

 

 

 

 

Posted by 책읽는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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